Page 32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P. 32
32
리 데려오라고 하였다.도림스님이 도착하자 원통스님은 그를 자
리에서 물러나 대중 앞에 서게 하고서 꾸짖었다.
“산문에서 특별히 차를 마련하여 총림의 예의를 표하려 하였는
데 너는 무슨 까닭에 게으름 피우며 제때에 오지 않았느냐?”
“ 북소리를 듣던 차에 때마침 뱃속이 거북하여 곧장 달려오지
못했습니다.”
“ 내가 파두(巴豆:설사제 생약)를 가지고 북을 쳐서 네 똥이 나
오게 한 것은 아니다.”
원통스님이 이렇게 꾸짖는데 법손스님이 앞으로 나서며 말하였
다.
“제가 그를 청하는 일을 잊었기 때문이니 저를 절에서 쫓아내
십시오.”
그러자 동행했던 스님이 대중 앞으로 나와 말하였다.
“이 일은 시자와 신참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제가 시자
의 말을 받아 놓고 잊어버렸기 때문이니,제가 두 사람을 대신하
여 절을 나가겠습니다.”
원통스님은 그들의 의리를 높이 사서 모두 용서해 주었다.
15.사리 이야기/진정 극문선사
여러 총림에서는 큰스님들이 입적한 후 전신을 화장하여 사리
를 얻는 일이 매우 많다.그 중에서도 진정(眞淨)선사의 사리는 크
기가 콩알 만하고 오색이 영롱하면서도 견고하였다.곡산 조(谷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