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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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 돌며 땅 속으로 말려 들어가는 꿈을 꾸었는데,그 이튿날 어른
이나 아이나 모두 나았다.정성어린 마음의 감응이란 그림자와 산
울림처럼 빠른 것이니,부처님의 법력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럴
수 있겠는가.
22.청풍명월을 가지고 다닌다더니/수옹 화엄(修顒華嚴)스님
옹 화엄(顒華嚴:投子修顒,운문종)스님은 원조 본(圓照宗本:
1020~1099)선사의 법제자인데 길을 걷다가 엎어지면서 깨친 바
있어 게를 지었다.
이 한 번의 곤두박질,이 한 번의 곤두박질!
만 냥 황금을 쓴다 해도 괜찮지
머리 위에는 삿갓,허리춤에는 보따리
청풍명월이 지팡이 끝에 걸렸네.
這一交這一交 萬兩黃金也合消
頭上笠腰下包 淸風明月杖頭挑
부정공(富鄭公:弼)은 항상 수옹(修顒)스님에게 도를 물어 왔는
데 하루는 수옹스님이 법상에 올라가 좌우를 돌아보는 모습을 보
고 갑자기 깨쳐 송을 지어 원조스님에게 보냈다.
수옹스님을 한 번 보고 깊이 깨달아
이 인연으로 노스님의 심법을 전해 받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