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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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무고 上 59


            하였다.




               31.귀신을 천도하다/담당 문준선사



               늑담 심(泐潭福深)스님은 하동(河東)사람이며 진정(眞淨)스님의
            법제자이다.그의 회하에 오시자(悟侍者)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우

            연히 지객실에 있다가 장작 불꽃을 휘젓는 스님을 보고 갑자기
            깨친 바 있었다.곧장 방장실로 올라가 깨친 바를 알렸더니 스님
            은 그를 내쫓아 버렸다.그 후로 정신을 잃고 연수당(延壽堂)동편

            변소에서 목을 매어 죽었다.그 후 밤이 되면 항상 장경각이나 지
            객실이나 변소 등 세 곳에 출몰하여 짚신을 옮겨 놓거나 물병을
            건네주거나 하여 온 대중을 괴롭혔다.

               담당(湛堂)스님이 절강 지방을 돌아다니다가 돌아와 수좌가 되
            었는데 이 이야기를 전해 듣고 깊은 밤중에 일부러 연수당 동쪽

            변소에 들어갔다.그때 벽 위에 걸린 등불이 희미해지더니 갑자기
            꺼져 버리고 옷을 벗으려 하자 오시자가 물병을 가지고 왔다.이
            에 담당스님은 아직은 필요 없으니 옷을 벗을 때까지 기다리라

            하고 옷을 벗은 후 물병을 받아 놓았다.그리고 당시 오시자가 목
            매 죽은 곳에서 용변을 보니 잠시 후에 또다시 똥 닦는 막대를 가

            져왔다.그가 변소를 나가려 할 때 담당스님이 병을 가지고 가라
            고 불러 세웠다.오시자가 병을 받자마자 그를 붙잡아 손을 더듬
            어 보니 흐물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단단한 것 같기도 하였다.담

            당선사가 그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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