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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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오시자냐?네가 그 당시 지객실에 있다가 장작 불꽃을
            휘젓는 스님을 보고 깨달았다는 바로 그 사람이냐?참선하고 도를

            배우는 일이란 오로지 생명의 본원이 가는 곳이 어딘가를 알기
            위함이다.그러나 네가 장경전에서 단(端)수좌의 짚신을 옮겨 놓은
            일이 어찌 네가 그 당시에 깨달은 그것이 아니겠느냐?또한 네가

            지객실에서 목침을 옮겨 놓은 일이 어찌 네가 그 당시에 깨달은
            그것이 아니겠느냐?밤마다 이곳에 있다가 사람들에게 물병을 건
            네주는 것이 어찌 네가 그 당시에 깨달은 그것이 아니겠느냐?무

            슨 까닭에 갈 곳을 모르며 어쩌자고 여기서 대중을 괴롭히기만
            하느냐?내가 내일 대중들에게 권유하여 너를 위해 경전을 읽도록
            하고 돈을 모아 죽을 마련하여 천도할 터이니 너는 특별히 생사

            벗어나기를 구하고 이곳에 머무르지 말라.”
               말을 마치자마자 힘껏 밀쳐 버렸더니 마치 기왓장과 돌탑이 무

            너지듯 와르륵 하는 소리가 났다.그 후로 그의 자취가 끊겼는데
            담당스님의 한쪽 팔꿈치는 얼음처럼 차가웠으며 반달이 지나서야
            회복되었다.이는 귀신의 음기(陰氣)가 사람의 몸에 닿아 차가운

            기운이 이와 같이 침범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32.의술을 베푼 공덕으로 과거에 급제하다/허지가(許知可)



               허지가(許知可)는 비릉(毘陵)사람이다.일찍이 고을의 천거로
            과거를 보았으나 낙방하고 돌아오는 길에 오강(吳江)의 평망(平望)

            에 배가 닿아 묵어 가게 되었는데 그 날 밤 흰옷을 입은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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