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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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무고 上 61
꿈속에 나타나 말하였다.
“너는 음덕이 없기 때문에 급제하지 못했다.”
허지가는 말하였다.
“저희 집안은 가난하여 남에게 줄 만한 재산이 없습니다.”
“ 의술을 배우지 않겠느냐?내가 너의 지혜를 도와주겠다.”
허지가는 꿈에서 깬 후 집으로 돌아와 그의 말을 실천에 옮겼
고,과연 편작(扁鵲)의 오묘한 의술을 얻게 되었다.그 후 병을 앓
는 사람이면 귀천을 묻지 않고 병세를 진단하여 약을 지어 주되
약값을 받지 않으니 환자가 문에 가득히 모여들었으며 낫지 않는
환자가 없었다.
그 후 다시 과거에 응시하여 향시(鄕試)에서 급제하고 서울 과
거장을 가는 도중 평망(平望)에 배를 댔다.꿈속에 지난날의 흰옷
입은 이를 만났는데 그가 시를 지어 허지가에게 주었다.
의술을 베푼 공덕이 커서
진루(陳樓)사이에 끼여 있었네
대전 위에서 이름 부르는데
여섯 번째를 다섯 번째로 바꿔 부른다.
施醫功大 陳樓間阻
殿上呼臚 喚六作五
허지가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 뜻을 알지 못했다.그 후 급
제하여 급제자의 이름을 부르는데,원래는 여섯 번째였으나 전시
관(殿試官)이 그 윗사람의 이름을 기록하지 않아 결국 다섯 번째
에 오르게 되었다.그리하여 진씨(陳氏)와 루씨(樓氏)사이에 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