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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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면서 탄선사를 후임 주지로 추천하려 하였다.그 당시 조경순
(刁景純)이 완릉(宛陵)태수로 있었는데 의회선사는 조경순이 외부
의 논의에 따를까 두려워하여 관세음보살 앞에서 축원하였다.
“만일 탄선사의 도안(道眼)이 밝아 주지를 맡길 수 있다면 조학
사의 꿈에 현몽하여 주소서.”
조태수는 그 날 밤 소 한 마리가 흥교사의 법좌 위에 앉아 있
는 꿈을 꾸었다.의회선사가 아침 일찍 관아에 나아가 이별을 고
하는데 조태수가 간밤의 꿈 이야기를 하자 의회선사는 크게 웃었
다.조태수가 그 까닭을 물으니 의회선사가 말하였다.
“탄수좌의 성이 우씨(牛氏)이니 그것도 소는 소가 아니겠소?”
조경순은 그 자리에서 공문을 보내 탄선사를 청하니 탄선사는
청을 수락하고 법좌에 올라갔다.
설두(雪竇重顯)선사의 회하에 있던 화주(化主)성종(省宗)스님이
그곳에 있다가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는 사람마다 콧대가 하늘을 찔렀
는데 세상에 나온 뒤로는 무슨 까닭에 깜깜무소식인가?”
탄선사가 말하였다.
“계족산(雞足山)봉우리 앞에 바람이 쓸쓸하다.”
“ 아직은 안 된다,다시 말하라.”
“ 장안(長安)가득 큰 눈이 내렸다.”
“ 그 누가 이 뜻을 알리오.나로 하여금 남전(南泉)선사를 생각
나게 하는구나.”
성종화주는 이 말을 마치고 소맷자락을 떨치고 대중 속으로 들
어가 다시는 절을 올리지 않았다.이에 탄선사는 “흥교사 새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