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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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회당(晦堂祖心)선사를 친견하자 회당스님이 말했다.
“내 12년 동안 절의 주지를 했어도 깨닫지 못했는데 이제 와서
야 발끝으로 부처를 걷어찰 줄 알게 되었다.”
원오선사는 후일 소각사(昭覺寺)의 주지가 되었는데 한 장로가
그에게 물었다.
“유철마(劉鐵磨)가 위산스님과 문답한 일과 설두스님이 지은
어가행송(御街行頌)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습니다.”
“ 내가 지금부터 40년을 더 참구한다 해도 여전히 설두의 경지
에는 이르지 못할 것이오.”
장로는 탄식을 하였다.
“소각사의 스님께서도 오히려 이처럼 말하는데 더구나 다른 사
람이야 어떻겠는가!”
42.동사(東司)라 하니 동쪽에서 찾지만/진정선사
낭중(郎中)전익(錢弋)이 진정(眞淨)선사를 방문하여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낭중이 변소에 가려고 하니 진정스님이 행자
를 보내 서쪽으로 안내하도록 하였는데 전익이 느닷없이 말하였
다.
“동사(東司:화장실을 가리키는 말)라 하고서 어째서 서쪽으로
가라 합니까?”
“ 많은 이들이 동쪽에서 찾지.”
이에 대하여 스님(대혜)께서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