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P. 75
종문무고 上 75
“아!조주선사가 투자(投子大同)선사에게 물었을 때 ‘밤길을 걷
게 할 수는 없고 동이 트면 찾아오라’고 대답했던 말도*이보다는
8)
훌륭하지 못하다.”
43.여러 절 주지 모임에서/진정선사
남강(南康)땅 여러 사찰의 주지 모임에 불인(佛印:雲居了元)
선사가 뒤늦게 이르자 진정선사가 물었다.
“운거는 어찌하여 이처럼 늦었습니까?”
“ 짚신 신고 귀종(歸宗)의 뱃속을 지나오느라고 늦었소.”
“ 귀종에게 도리어 먹혀 버렸구나.”
“ 토해내지 못한 건 어찌하려오?”
“ 토해내지 못했으면 똥으로 싸 버렸나?”
44.노스님의 영정을 모시고/진정선사
진정(眞淨)선사가 수시로 갑자기 시자를 불러 노스님을 모셔오
라고 하면 시자는 혜남(慧南)선사의 영정을 가져다가 펼쳐 놓았다.
그러면 손을 이마에 얹고서,“이 분은 우리 노스님이 아니다.어
떻게 이럴 수 있느냐?”하면서 이맛살을 찌푸린다.그렇게 반나절
쯤 있다가 다시 거둬들이도록 하는데 번번이 이처럼 되풀이하였
*조주선사는 대동선사에게,크게 죽은 사람이 문득 살아날 때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