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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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무고 上 79
49.화두 참구하는 법/회당 조심(晦堂祖心)선사
초당(草堂善淸:1057~1142)스님이 회당(晦堂祖心)스님을 모시
고 서 있는데 회당스님이 ‘바람과 깃발’화두를 거론하면서 물었
다.초당스님이 “아득하여 들어갈 곳이 없습니다”하고 대답하자
회당스님이 말하였다.
“너는 세간에서 고양이가 쥐 잡는 모습을 보았느냐?두 눈을
부릅떠서 깜박거리지도 않고 네 발을 땅에 버틴 채 꼼짝 않고서
집중하고 머리와 꼬리를 일직선으로 곧추세운다.그렇게 해서 쥐
를 덮치면 잡히지 않는 때가 없다.참으로 마음에 다른 인연이나
망상이 없이 육근의 창문을 고요하게 하고서 단정히 앉아 말없이
참구한다면 만에 하나라도 잘못이 없을 것이다.”
50.은사스님의 말씀을 받들다/청소(淸素)수좌
청소(淸素)수좌는 민현(閩縣)사람이다.자명(慈明:石霜楚圓)선
사에게 13년 동안 의지하였다가 80세가 되어서야 호상(湖湘)녹원
사(鹿苑寺)에 주석하였으나 애당초 사람들과 사귀지 않았으므로
아무도 그를 알지 못하였다.
종열(從悅:1044~1091)수좌는 처주(處州:虔州)사람인데 우
연히 그의 이웃에서 살게 되었다.종열수좌가 꿀에 담은 여지(荔
枝)를 먹으려는 찰나에 청소수좌가 문앞을 지나가자 종열수좌는
그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