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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무고 上 83


               천친(天親)보살은 ‘무량게(無量偈)’를 지어 오로지 ‘희유’라는
            두 글자만을 찬양하였고,원오선사는 이 한마디가 하나의 쇠말뚝

            이라고 하였다.그러므로 육조(六祖慧能)대사는 ‘응무소주이생기심
            (應無所住而生其心)’이라는 구절을 듣고 그대로 깨친 것이다.




               54.밭가는 농부의 소를 빼앗듯이/오조(五祖)선사



               원오(圜悟)․불안(佛眼)․불감(佛鑑)세 선사가 오조스님의 회하
            에 함께 있을 때였다.어느 날은 셋이서 “노스님은 그저 무미건조

            하기만 해서 이따금씩 마음이니 성품이니 마저 설법하지 않으신
            다”하고는 “불신(佛身)은 하는 일이 없고 어느 범위[數:有無,迷
            悟 따위]에도 떨어지지 않는다”한 것으로 법문을 청하니 오조스

            님이 말하였다.
               “비유하자면 맑은 마니주가 오색을 비추는 것과 같으니,오색

            은 범위[數]이고 마니주는 불신이다.”
               원오선사가 두 선사에게 말하였다.
               “스님은 대단히 설법을 잘하신다.우리는 설법할 때 매우 힘이

            들지만 스님은 한두 마디로 끝내 버리니 분명 그는 한 마리의 늙
            은 호랑이다.”

               오조스님이 이야기를 전해 듣고서,만일 마음이니 성품이니를
            설법하면 구업 짓는 것이라 하고 다시 말씀하였다.
               “고양이는 피를 핥는 공덕이 있고 범은 주검을 일으켜 세우는

            공덕이 있다.선이란 이른바 밭갈이하는 자의 소를 빼앗고 굶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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