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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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무고 上 81
이처럼 닦아 가기를 반 년 만에 청소수좌는 처음으로 그를 인
가하고 주의시켰다.
“극문(克文)이 그대에게 보여준 것은 모두 올바른 지견이었다.
내 비록 그대를 위하여 이를 점검해서 그대가 자유자재로 수용(受
用)할 수 있도록 했지만 그대가 너무 일찍이 스승 곁을 떠나 그
도리를 다하지 못할까 두렵다.뒷날 결코 나의 법제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후일 종열수좌는 세상에 나아가 진정선사의 법을 이었는데,그
가 바로 도솔 열(兜率從悅)선사이다.
51.대인이 나타난 모습/운거 선오(雲居善悟)선사
운거 오(雲居善悟:高庵)스님이 용문사(龍門寺)에 있을 무렵 한
스님이 뱀에게 물렸다.불안(佛眼)선사가 “이곳은 용문(龍門)인데
어찌하여 뱀에게 물렸느냐”고 물으니 선오선사가 곧바로 대답하
였다.“과연 대인이 나타난 모습입니다.”
후일 이 말이 소각사(昭覺寺)에 전해지자 원오(圜悟)선사가 말
하였다.
“용문사에 이런 중이 있었단 말이냐?동산(東山:오조 법연)스
님의 법이 아직도 쓸쓸하지는 않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