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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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무고 上 85


               “가 보게.그런 게 아니네.그런 게 아니야!”
               객승은 부끄러워하며 물러갔다.





               57.단 한 번에 적을 무찔러라/대혜선사


               원오(圜悟)스님이 어느 날 수좌실에 와서 설법하였다.

               “밀인(密印)장로는 4년 전에 이미 이 경지를 보았는데 금산사
            (金山寺)에 와서 법좌에 올라서도 이 경지만 하나하나 되풀이할
            뿐 완전히 거두지 못하니 어떻게 학인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이

            는 마치 보검을 가득 실은 수레에서 밑바닥이 보일 때까지 한 자
            루씩 계속 끄집어내는 것과 같다.그러나 본분의 수단이라면 한
            자루만 빼어 들어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데 어째서 굳이 다 끄집

            어낼 것 있느냐?”
               그때 한 스님이 이 설법을 듣고 스님(대혜)에게 말하였다.

               “제가 지난날 그의 소참어록을 보고서 그가 평소에 세밀하고
            풍부하게 공부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이 때문에 그는 대중을 마
            주하여 하나가 끝나면 또 하나씩,이렇게 알고 있는 바를 모조리

            드러내려고만 하였지 쉴 생각은 없었던 것입니다.”
               스님이 말하였다.

               “사실은 그런 게 아니다.용은 반잔의 물만 있어도 구름과 안
            개를 일으키고 큰비를 내릴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굳이 큰 바닷
            속으로 수레를 몰고 가면서 ‘나에게 많은 물이 있다’고 하겠는가?

            또한 서로가 싸울 때 창 한 자루만 가지고서도 적의 말을 보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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