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6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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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것이 바로 내가 처치해야 할 것임을 알아 가까이 다가서서
한 창에 적을 무찌르고 말의 등에 올라타는 것과도 같다.사람을
죽이는 일은 모름지기 이래야만 하는 것이다.”
58.금강경 백독보다도/대우 수지(大愚守芝)선사
대우 지(大愚守芝)스님은 그의 회중에 매일 금강경을 백 번씩
독송하는 스님이 있다는 말을 듣고 시자를 보내 그를 불러 온 후
물었다.
“그대가 매일 금강경을 백독씩 한다는데 사실이냐?”
“ 그렇습니다.”
“ 그대는 경의 뜻을 참구해 본 일이 있는가?”
“ 해본 적이 없습니다.”
“ 너는 하루에 한 번씩만 읽고 부처님의 뜻을 참구하거라.만일
한 구절에서 깨친다면 한 방울의 바닷물만 마셔 보아도 모든 강
의 물맛을 알 것이다.”
그는 스님(대우)이 가르쳐 준 대로 하던 어느 날 ‘응당 이와 같
이 알고,이와 같이 보고,이와 같이 믿고 깨닫되 법상(法相)을 내
지 말지니라[應如是知 如是見 如是信解 不生法相]’한 구절에서
별안간 깨친 바 있었다.마침내 이 사실을 아뢰자 수지선사는 문
득 선상 앞의 개를 가리키면서 개 부르는 시늉을 하였으나 그가
아무런 대꾸가 없자 선사는 그를 쫓아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