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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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리어 평범한 대답이라 생각하고,무엇이 부처냐 해서 등롱이 벽
            을 따라 천태산에 오른다고 해야 대단하다고 말을 하니 이것이

            어찌 전도된 것을 따르는 일이 아니겠는가?”


               스님이 말하였다.

               “장무진(商英)거사가 도솔 열(兜率從悅)선사를 뵙고 회당(晦堂祖
            心)선사를 조롱하는 송을 지었다.



                 황룡산 용의 소문 오래도록 울렸는데
                 와 보니 산에 사는 늙은이뿐
                 치고 받는 주먹질 속에
                 따로 통하는 마음 있음을 알아야 하리.
                 久響黃龍山裏龍 到來只見住山翁
                 須知背觸擧頭外 別有靈犀一點通


               당시 여러 총림에서는 감탄하지 않은 자가 없었다.

               이 산승이 뒤에 태어나 이 송을 보았을 때는 애석하게도 무진
            거사는 이미 죽은 뒤였다.그는 ‘치고 받는 주먹질 속에 따로 통

            하는 마음 있음을 알아야 하리’라고 하였으나 이 송으로 회당선사
            를 보려 한다면 너무 거리가 먼 일이 아니겠는가?
               영원스님이 일찍이 회당선사의 초상화에 찬을 썼다.



                 황룡 삼관을 거슬러 꺾어 놓으니
                 영취봉에 현묘한 기틀을 초월하고
                 한 주먹 보이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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