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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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를 평상시대로 한다.그러다가 어느 하루 서신을 보내 술 고기
를 마련하여 옥졸을 찾아가 같이 먹으면서 몹시 취하게 한 다음
에 그들의 의복과 행전과 두건을 빼앗아 자기 몸에 걸치고 자기
의 헤진 옷을 옥졸에게 입힌다.옥졸의 머리에 목칼을 씌워 감옥
속에 앉혀놓은 후 옥졸의 방망이를 들고서 공공연히 큰문으로 나
온다.참선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이처럼 해야 한다”.
오조스님이 말하였다.
“세상 사람들은 마치 학질을 앓는 것 같다.한 차례는 추위에
떨고 한 차례는 열에 뜨고 하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일생이
다 간다.”
61.마음도 아니요,부처도 아니요,물건도 아닌데/원오선사
범현군(范縣君)의 호는 적수도인(寂壽道人)이다. 성도(成都)에
있을 때 불과(佛果克勤)선사를 찾아보니 불과선사는 그에게 ‘마음
도 아니요,부처도 아니요,물건도 아닌데 이것이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참구하도록 하였다.한마디도 할 수 없고 입을 뻥긋할 수
도 없고 계속 들었으나 착수할 곳이 없자 갑자기 근심이 되어 선
사에게 물었다.
“이밖에 또 다른 방편으로 저를 깨닫게 해줄 수 없습니까?”
“ 방편이 하나 있기는 한데,그것은 마음도 아니요,부처도 아니
요,물건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