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9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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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무고 上 89


                 황룡산에 적나라(赤裸裸)한 본면목이 드러났네

                 소문으로는 부자라 하더니만
                 만나 보니 가난뱅이라
                 노년에 돌아가는 즐거움을 노래하니
                 이 때문에 사람들이 산에 사는 늙은이라 하였네.

                 三問逆摧 超玄機於鷲嶺
                 一擧垂示 露赤體於龍峯

                 聞時富貴 見後貧窮
                 年老浩歌歸去樂 從敎人喚住山翁


               황노직(黃魯直)이 이 이야기를 듣고 웃으면서 말하였다.‘무진

            거사가 따로 통하는 마음이라 한 것은 철없는 장난꾸러기가 허공
            에다 귓구멍을 댄 격인데 영원선사가 찬을 지어 이를 설욕하였

            다.’
               이 글을 옮겨 쓰면서는 한 획도 더 붙이지 않았다.”




               60.지옥에서 빠져나오는 계책/오조 법연선사



               오조(五祖)스님이 말하였다.
               “삼승인(三乘人)이 삼계(三界)의 지옥을 벗어날 때,소승과(小乘

            果)는 반드시 방편에 의지해야 하니 마치 땅을 파거나 벽을 뚫거
            나 나아가서 하늘의 창문을 통하여 벗어난다.오직 보살이라야만
            애당초 지옥에 들어갈 때 먼저 옥졸에게 의심을 사지 않도록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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