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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무고 上 91


               적수도인은 여기서 깨닫고는 말했다.
               “원래 이처럼 가까이에 있는 것을…….”





               62.세 가지 질문/도솔 종열(兜率從悅)선사


               도솔 열(兜率從悅)선사가 여산 서현사(棲賢寺)에 수좌로 있을

            때 홍주(洪州)태수 웅백통(態伯通)이 용안(龍安)도솔사의 주지로
            초청하였다.종열선사는 참학인들에게 세 가지 질문을 하였다.
               “첫째,풀[無明]을 헤치고 현묘함을 참구하는 것은 오직 성품을

            보려는 것인데 지금 스님들의 성품은 어디에 있는가?
               둘째,자성(自性)을 알면 바야흐로 생사를 벗어날 수 있는데 눈
            빛이 땅에 떨어질 때는 어떻게 벗어나겠는가?

               셋째,생사를 해탈하면 문득 갈 곳을 알겠지만 사대육신은 흩
            어져 어디로 가는가?”

               무진거사는 세 수의 송을 지어 이에 답하였다.


                 우거진 여름 숲에 소쩍새 울고
                 햇빛에 구름 흩어지니 우주가 맑아라
                 증삼(공자 제자)에게 증석(증삼 부친)을 묻지 마시오
                 예로부터 효자란 아비 이름을 부르지 않는 법.

                 陰森夏木杜鵑鳴 日破浮雲宇宙淸
                 莫對曾參問曾晳 從來孝子諱爺名

                 인간이 염라사자의 전갈 받으면
                 천상의 화관이 시들게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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