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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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무고 上 97


                 비는 나무꾼을 재촉하여 집으로 가게 하고(주)
                 바람은 고깃배를 강언덕으로 밀쳐 보낸다(허)
                 雨催樵子還家(走)
                 風送漁舟到岸(許)



               그들이 부산 원(浮山法遠)선사에게도 화운(和韻)하기를 청하자
            부산스님은 이렇게 읊었다.


                 도를 배우려면 모름지기 무쇠인이어야 하며
                 마음에서 착수해야 판가름이 난다

                 온몸이 비록 눈알이라 하여도
                 또다시 붉은 용광로에 달굼질을 해야 하리

                 저예는 나무에 부딪혀 밀명(密命)을 잃고*
                                                      10)
                 예양은 몸을 감추려 숯을 삼켰네*            11)
                 백로의 그림자 가을 강에 떨어지고
                 바람은 양 언덕에 갈대꽃을 날려 오네.

                 學道須是鐵漢 着手心頭便判
                 通身雖是眼睛 也待紅爐再煆



            *저예:춘추 진(晋)나라 영공(靈公)때의 역사(力士).영공이 잔인무도하여 충신 조
              순(趙盾)이 몇 차례나 간언을 올리니 영공은 그를 미워하여 저예를 시켜서 죽이
              려 하였다.아침 일찍 조순이 관복을 차려입고 조회하러 조정에 나왔는데 너무
              일찍 와서 잠깐 졸고 있었다.저예는 조순을 보는 순간,그가 어질다고 생각하여
              차마 죽이지 못하고,명을 시행하지 못했으므로 궁중에 있는 홰나무에 머리를 부
              딪혀 자살했다.
            *예양:전국시대 진(晋)나라 사람.자기가 섬기던 지백(智伯)이 조양자(趙襄子)에게
              죽자 원수를 갚으려고 몸에 옻칠을 하여 문둥이가 되고 숯을 삼켜 벙어리가 되었
              다.그리고는 지백에게 접근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잡히자 자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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