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0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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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눈 속의 매화는 봄소식이며
                 연못 속에 잠긴 달 색은 밤의 정기라
                 근래에 아름다운 흥취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풍을 남에게 보이지 마오.
                 雪裏梅華春信息 池中月色夜精神

                 年來不是無嘉趣 莫把家風擧似人


               이 시에서 스님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54.‘빈 골짜기’라는 호를 가진 가난한 스님/

                    송 공곡(竦空谷)스님


               송 공곡(竦空谷)스님은 여항(餘杭)사람이며 상전 연(象田演)스

            님의 회하에서 유나(維那)일을 맡아보았다.그의 인품은 청백하고
            고고하여 몹시 가난한 생활을 꾸리며 겨울이면 갈대꽃으로 이불
            을 삼아 덮었으니 본색 납자가 아니라면 결코 이처럼 살지 못할

            것이다.그런 까닭에 상전 연스님은 그의 법명 ‘공곡(空谷)’에 대
            하여 송하였다.



                 골짜기 비고 비어 골골마다 비고 비었구나
                 텅 빈 골짜기 온갖 만상 초월하니
                 흐르는 물 떨어지는 꽃잎마저 전혀 보이지 않는데
                 맑은 바람 밝은 달이 어우러졌구나.
                 谷空空谷谷空空 空谷全超萬象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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