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2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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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오대산 초의문수상[五臺艸衣文像]



               오대산의 초의(艸衣)문수상은,송(宋)원풍(元豊:1078~1085)
            연간 때부터 있었다.
               태위(太尉)여혜경(呂惠卿)이 변방의 장수로 있을 때 오대산을

            찾아왔다가 처음 그 모습을 보았는데,위엄 어린 동자가 거무스름
            한 몸에 머리를 풀어헤치고 부들풀잎으로 발에서 어깨까지 휘감

            았으며 오른 어깨는 드러내 놓은 채 손에는 불경을 들고 있었다.
            여혜경은 그와  화엄경 의 대의를 논하였지만 그가 보살인 줄을
            몰랐는데,“범인의 생각으로 성인의 뜻을 헤아리려고 하느냐?”는

            꾸지람 소리에,비로소 깨어나 절을 올리자 동자는 마침내 문수보
            살의 모습으로 변하여 황금사자를 타고 보일락말락하며 구름 속
            으로 사라져 버렸다.

               여혜경은 그 후로 후회와 한탄으로 집에 돌아와서도 한 달이
            넘도록 침울해하였다.뒤에 지성껏 기도하면 보살의 모습이 반드
            시 나타날 것이라는 부인의 말을 듣고 여공은 그 말처럼 정성을

            다하여 잘못을 뉘우치고 반드시 보살이 현신하기를 기구하는 마
            음을 쉬지 않았다.그러던 어느 날 아침 일찍 일어나니,향탁자

            위에 보살이 나타나 여공을 꾸짖었다.
               “어찌 이다지도 망령스럽게 상(相)에 집착하느냐?”
               “ 세상 사람들에게 보살님께서 보여주신 참모습을 보였으면 해

            서입니다.”
               그리고는 급히 화공(畵工)에게 명하여 그리도록 하였는데,잠깐

            사이에 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이리하여 그려진 그 화상은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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