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9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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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림성사 上 99


                 부처님의 세상이 멀어짐에 따라 바른 법은 엷어지고 경박스러
               운 풍속과 행동이 잡되어 못 하는 일이 없게 되었다.선배 스님
               들은 돌아가시고 후세 사람 가운데는 뛰어난 이가 없어 총림의
               규범이 거의 땅바닥에 떨어진 형편이다.설령 이를 붙잡아 구하
               려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도리어 그를 오랑캐라 생각한다.

                 내가 소산(疎山)여본스님의  변영(辨佞)이라는 글을 보니 문
               장이 심오하고 의미가 드넓어 간절하고 명백하니,총림의 병폐에
               대하여 지극한 일침을 가하고 있다.부질없고 못난 무리들은 아
               는 게 없어 사악하고 아첨한 데에 마음이 취하여 있으니,반드시
               제호(醍醐)를 독약이라 여길 것이다.
                                                 순희 임인(1081)3월 5일
                         강좌(江左)오봉(五峯)에서 원극 언잠(圓極彦岑)쓰다





               53.효종황제에게 종문사를 일깨우다/나암 도추(懶菴道樞)선사


               나암 추(懶菴道樞)선사는 황룡 혜남스님 회하의 큰스님으로 도

            량사(道場寺)무전 거혜(無傳居慧)스님의 법을 이었다.처음 효종
            (孝宗)황제는 불교로 기울기는 하였지만 종문(宗門)에 특별한 일이
            있는지는 몰랐었다.그러나 후일 그것을 알게 된 것은 모두 이 노

            스님의 인도에 의한 것이었다.할당(瞎堂慧遠)․졸암(拙菴德光)스
            님이 뒷날 효종을 인가한 것도 그 유래를 알고 보면 모두가 도추

            스님의 힘이었다.도추스님은 영은사의 주지를 그만두고 후일 명
            교(明敎)스님의 영안난야(永安蘭若)로 물러나 유유자적하게 지냈는
            데,벽 위에 써 놓은 절구(絶句)한 수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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