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3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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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림성사 下 153
이나 궁중에 머무르도록 했는데 이는 예전에 없던 일이다.이에
불조스님이 효종에게 말하였다.
“폐하께서는 오랫동안 여러 노스님을 불러 도를 논하였는데 어
떻습니까?”
“ 장로만큼 직절하고 민첩한 대답은 얻기 어려웠습니다.”
“ 신(臣)은 산에서 태어나 자랐으므로 말씨가 거칠고 서투르니
폐하께서 너그러이 용서하여 주십시오.”
“ 괜찮소.장로께선 이런 점을 잊어도 무방하니 도나 논합시다.”
효종이 여러 스님에게 하사한 게송이 많지만 불조스님에게 내
린 글만큼 존경의 마음을 담은 글은 일찍이 없었다.효종의 글은
다음과 같다.
무더위에 쇠붙이도 돌도 녹아 버리고
매서운 바람,나는 구름도 얼어붙어라
매화 향기 저 멀리 퍼져 가면
한 가지 나무 위에 봄이 있는 걸.
大暑流金石 寒風結凍雲
梅華香度遠 自有一枝春
이 게에 대하여 불조스님은 화답한 적이 있다.어느 날 효종은
불조스님에게 글로 전하여 물었는데,‘세존께서 설산에서 6년 간
수도를 하여 이룬 것이 무엇입니까?스님은 분명하게 설명하여 주
시기를 바랍니다’하는 내용이었다.때마침 불조스님은 어느 시주
집의 공양에 참석하였다가 갑자기 황제의 사신이 와서 곧 회답해
줄 것을 바라자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