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7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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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림성사 下 177
이제는 천봉 꼭대기로 굴리며
위산의 수고우(水牯牛)를 타고 앉아 보리.
八十翁翁輥繡毬 輥來輥去不知休
如今輥向千峰頂 坐看潙山水牯牛
39.문장가 동산 혜공(東山慧空)스님
동산 혜공(東山慧空)스님은 복주(福州)사람이다.처음에는 초당
선청(草堂善淸)스님을,뒤에는 묘희스님을 찾아뵈었는데 묘희스님
은 그의 용모와 기개가 뛰어남을 보고서 마음속으로 붙잡아 두고
자 그의 초상화에 찬을 써 주었다.
혜공은 나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고
나는 혜공의 아픈 곳을 찔러 주니
아픈 곳은 가렵고 가려운 곳은 아프구나
수많은 성인과는 길을 같이 못 한다 하나
어떻게 납승들과 함께 쓰리오
누가 알랴.빗자루 대통 속에 전통(錢筒)이 없고
쑥대밭에 기둥감이 없음을
지금은 저마다 자기를 몰라
말주변 없고,콧물 흘리는 추한 늙은이를 마음대로 그려서
벽 모퉁이 후미진 곳에 걸어 둔 채
밤낮으로 도루파․필력가․침수교향을 사르며
칠대(七代)조사에게 공양을 올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