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9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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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림성사 下 179
테면 남악(南嶽)․청원(靑原)․백장(百丈)․황벽(黃檗)등이 그런
예이다.암호나 당호의 시호는 보각 조심(寶覺祖心)스님이 황룡사
의 일을 그만두고 회당(晦堂)으로 물러나 주석하니 사람들이 이를
계기로 ‘회당스님’이라 일컬은 데에서 비롯되었다.그 후 영원(靈
源)․사심(死心)․초당(草堂)스님이 모두 회당스님 문하의 훌륭한
제자로서 서로 법 받아 이어 왔고,진정(眞淨克文)스님은 회당스님
과 함께 황룡스님의 문하에서 같이 배출되었기에 다 같이 운암(雲
菴)이라 하였으며,각범(慧洪覺範)스님은 운암스님의 제자이기에
적음 감로멸(寂音甘露滅)이라 자칭하였다.
대저 도호(道號)는 그의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가 있고 또는 그
의 고향으로 삼는 경우도 있고 또는 공부할 때 깨친 계기로 도호
를 삼는 경우도 있고 또는 늘 하던 도행(道行)으로 알려지는 경우
등이 있다.이 모두가 어떤 근거에 의해 호를 짓는 것이니 어찌
마음대로 하였겠는가.
그러나 지금의 형제들은 이제 겨우 대중으로 들어와 향상 일착
자(向上一着子)는 꿈속에서도 보지 못하고서 저마다 도호 먼저 지
어 놓고 그 근원은 보지도 않는다.그러므로 할당 혜원(瞎堂慧遠)
스님이 결제를 시작하면서 소임자[知事]에게 물었다.
“올 여름엔 부채가 얼마나 마련됐느냐?”
“ 5백여 자루입니다.”
“ 또 암자 5백 채가 생기겠군!”
아마도 선승들이 부채를 얻자마자 암자 이름을 부채에 써 놓기
때문에 생겨난 말일 것이다.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마다 모두 크
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