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0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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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머니의 꿈속에 한 범승(인도승)이 달을 이고 와서 던져
준 후에 태어났으므로 이를 계기로 ‘고월(古月)’이라 스스로 호를
지었고 ‘안온면(安穩眠)’으로 불렸다.이는 각범스님이 ‘감로멸’이
라 부른 것을 따른 것이다.이 안온면과 감로멸은 유마경 과 보
적경(寶積經) 에 근거한 말이다.그러므로 귤주 소담(橘州少曇:
1129~1197)스님은 나를 위하여 ‘고월설(古月說)’을 지어 주었다.
만고의 장천(長天)도 하루아침의 풍월(風月)이라
옛사람에게 부끄러움을 느끼면서도 이를 모방하여 써 본다
도융(본서의 저자)스님이 태어나기 전날 밤
그의 어머니 꿈속에 달 하나를 얻었으니
이것은 아들 낳을 상서였지
요즈음 사람들 모방을 버리지 못함은 부끄러운 일
도융스님은 모친의 뜻을 저버리지 않았고
아울러 옛사람을 잊지 않고
‘고월’이라 암자 이름을 지었으니
이는 욕된 일이 아니다.
나의 은사 도독(塗毒)스님께서도 네 구절의 게송을 지어 주셨
다.
만고의 허공에 떠 있는 저 달에
어찌 밝고 어둠이 있었을까
이 마음 원래 일체이기에
어느 곳에서나 신령스러움을 밝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