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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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자 하니 너는 가는 곳마다 어느 총림에서든지 소란을 피운
다 하니 다른 곳으로 가 보아라.”
본재스님은 “큰 선지식이 눈은 어디다 두었소!”하면서 소매를
떨치고 떠나 그 길로 소묵(昭黙)스님을 찾아뵈었다.소묵스님은 그
를 받아들였으며,얼마 되지 않아 마침내 황룡스님의 도를 깨쳤
고,소묵스님은 그에게 큰 법을 맡겼다.
11. 능가경 을 보다/장안도(張安道)
낙전선생(樂全先生) 장안도(張安道)가 경력(慶曆:1041~1048)
연간에 저주(滁州)태수로 있을 때였다.한 절에 갔는데 불교서적
이 책꽂이에 가지런히 꽂혀 있기에 이상히 여겨 뽑아 보니, 능가
아발다라보경(楞伽阿跋多羅寶經) 이었다.그런데 그것은 마치 어
렴풋한 옛 물건을 보는 느낌이었다.그리하여 필적을 자세히 살펴
보니,마치 자기가 쓴 글씨 같았다.이에 기쁨과 슬픔이 엇갈려
큰 한숨을 쉬고,이로부터 깨침을 얻게 되었다.
일찍이 경(능가경)첫머리 4수의 게로써 마음의 요체를 밝혔는
데,소동파가 남도(南都)를 지나는 길에 친히 장안도의 책을 보고
는 다시 30만 냥을 맡기면서,“이 책을 인쇄하여 강회(江淮)지방
에 반포하라”고 당부하였다.소동파는 몸소 불인(佛印了元)스님에
게 편지를 보내 금산사(金山寺)에서 간행을 맡아 주도록 부탁하였
다.이 일로 소동파가 낙전에게 보낸 시구(詩句)가운데 이런 구절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