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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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림성사 上 53
등심초며 쥐엄나무 약초를 파는 점포를 열어 놓고
날마다 한 되 한 홉 사갈 사람을 기다리며 세월을 보내는데
끊임없이 장마는 계속되어
본전․이자 모두 날리고 수심에 젖어 문전에 기대섰다.
開箇燈心皁角鋪 日求升合度朝昏
只因霖雨連綿久 本利一空愁倚門
현모(顯謨閣學士)여정기(呂正己)가 일찍이 스님에게 도를 묻고
떠나면서 게를 써달라 하니 스님은 붓을 쥐었다.
친절하게도 그대가 오늘 이렇게 장로사 에 왔는데
나의 옷 털어 봐도 아무런 물건 없네
가다가 만난 사람이 내 살림 어떻더냐고 묻거든
바람이 거세고 파도가 거칠더라고 전해 주오.
君今親切到長蘆 抖擻衣衫一物無
此去逢人如借問 但言風急浪華麤
23.참 부처는 어디에/백양 법순(白楊法順)선사
백양 법순(白楊法順)선사는 면주(綿州)사람이다.여러 해 동안
불조(佛照德光)스님에게 귀의하였는데,보설법회(普說法會)때 부
대사(傅大士:497~569) 심왕명(心王銘) 의 “물속의 소금맛이나
색깔 속의 진득한 푸른빛은 결단코 있는 것이지만 그 형체는 볼
수 없다”고 하는 말을 듣고 밝게 깨친 바 있었다.그 이튿날 입실
하자 불조스님이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