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P. 54
54
“참 부처는 어디에 있는가?”
“ 정해지지 않은 곳에 계십니다.”
“ 이미 참 부처인데 어찌하여 정해진 곳이 없다는 말인가?”
“ 정해진 곳이 있다면 그것은 참 부처가 아닙니다.”
이 말에 불조스님은 고개를 끄덕끄덕하였다.뒷날 그는 임천(臨
川)에서 지내며 도를 크게 떨쳤는데 상당 설법을 하였다.
“개는 황혼녘의 달을 보고 짖고 한밤중 등불에 바람이 분다.
지붕에는 고양이가 쥐를 잡고 세상에선 도인이 승려를 싫어한다.
익지 않은 흙더미가 사람 부르는 것이 이상하고 고고하다 보니
세상 사람 모두가 미워하네.진실한 곳 산 속에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어 되는대로 서리와 눈이 눈썹 위에 내리도록 버려 둔다.개
울가의 바윗돌,물에 씻기고 옛 불당의 깃발에 바람이 부는구나.
여기에 낙처(落處)를 안다면 반드시 영산에 있으리라.”
24.개복사 영도자를 뵙고/월암 선과(月菴善果)스님
월암 선과(月菴善果)스님은 신주(信州)연산(鉛山)사람이다.처
음 영도자(寧道者)를 친견하자 영도자가 물었다.
“상좌의 고향은 어딘가?”
“ 신주입니다.”
“ 공부는 어디서 했는가?”
“ 연산 칠보사(七寶寺)입니다.”
“ 보물은 가지고 왔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