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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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림성사 上 57
26.묘희스님에게 따끔한 지적을 받다/
나암 정수(懶菴鼎需)선사
나암 수(懶菴鼎需)선사는 불심 본재(佛心本才)스님에게 귀의하
였는데 본재스님이 대승사(大乘寺)에 있을 때 그는 이미 수좌로
선방에 패를 걸고 학인들에게 ‘마음이 부처다’하는 화두를 묻곤
하였다.당시 묘희스님은 양서암(洋嶼菴)에 있었는데 정수스님의
도반 광장원(光狀元:晦庵彌光,?~1155)스님이 편지를 보냈다.
“이곳 양서암 주지의 솜씨는 다른 총림과는 다르니 한번 찾아
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겠다.”
그러나 정수스님은 웃기만 할 뿐 답하지 않았다.이에 광장원
은 꾀를 내어 함께 식사나 하자고 그를 불렀다.정수스님이 그곳
을 찾아가 산문에 들어서니 때마침 묘희스님의 개실(開室)법회가
열리려던 참이었다.정수스님도 대중을 따라 들어가니 묘희스님이
물었다.
“한 스님이 마조(馬祖道一)스님에게 무엇이 부처냐고 묻자 마
음이 부처라고 하였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정수스님이 이에 대하여 말하자 묘희스님은 그를 꾸짖었다.
“그런 견해로 감히 함부로 남의 스승노릇을 하느냐?”
이에 북을 울려 대중을 모아 놓고 그가 평소 얻은 바를 말하게
하여 잘못된 견해를 물리쳐 주자 정수스님은 두 뺨이 눈물로 뒤
범벅이 되어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고 혼자서 곰곰이 생각해 보
았다.
‘내가 이제까지 깨달은 바는 이미 깨어졌지만 조사가 서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