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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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갈 때는 누른 잎새를 한 줌 긁어 오려 했는데
산에 들어가 보니 흰구름이 밀려나오는구려.
就樹撮將黃葉去 入山推出白雲來
단스님은 이 말끝에 의심이 풀렸다.이튿날 방장실에 들어가자
법태스님이 물었다.
“백장산(百丈山)의 전 주지(前山主:여우가 된 노승)는 인과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어째서 여우 몸에 떨어졌으며,백장
스님이 인과에 어둡지 않다고 하자 어째서 여우 몸을 벗어날 수
있었는가?”
“ 한 구덩이에 묻어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이에 법태스님은 계속 따져 물어보았으나 대답이 모두 비범하
여 얼마 후 그를 입승으로 세우니 그의 명성은 당대에 진동하였다.
묘희스님이 유배되어 남녘으로 떠날 때 단스님이 송을 지어 바
쳤다.
속인들 속에서 도를 행하니 세인들은 알 수가 없고
이 때문에 불일(佛日:묘희)이 흙비에 잠시 묻혀 있네
중생을 제도하는 자비원력 게으름 없어
바야흐로 남안 땅에 다시 나오셨구려.
異類中行世莫猜 故敎佛日暫雲霾
度生悲願還無倦 方作南安再出來
묘희스님은 보고서 매우 칭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