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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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전할 수 없는 종지는 어찌 여기에 그치겠느냐?’그는 마음
을 돌이켜 제자가 되었다.
어느 날 묘희스님이 물었다.
“안에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밖에서 들어올 수 없는,바로
그때는 어떻게 하겠느냐?”
정수스님이 무어라고 대답하려는데 묘희스님이 죽비를 들고 등
짝을 연이어 몇 차례 후려치는 바람에 크게 깨치고 말을 이었다.
“스님!그만하십시오.이미 많이 때렸습니다.”
묘희스님이 또 한 차례 때리자 정수스님은 넙죽이 절을 올렸
다.묘희스님은 웃으면서 “오늘에야 비로소 내 너를 속이지 않았
음을 알겠지!”하면서 마침내 게를 지어 인가하였다.
몸과 마음은 하나이니
몸 밖에 나머지 일이 없어라
아서라!이 눈먼 당나귀가
정수에게 전해 주노라.
身心一如 身外無餘
咄這瞎驢 付與鼎需
이로부터 그의 이름은 총림에 진동하였고 세상에 나아가 천주
(泉州)연복사(延福寺)의 주지를 지내다가 서선사(西禪寺)로 옮겨왔
다.
대중에게 법문을 하였다.
“허공에 칼을 걸어 놓고 우리 종지를 밝히니 법좌에 앉은 선사
의 위엄에 어찌 다가설 수 있으랴.그러나 하늘땅을 뒤바꾸고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