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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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焦山)에 갔을 때 풍월정(風月亭)에 시를 붙였다.
소나무 끝에 부는 바람 너무 맑아 머무를 수 없고
강물에 어린 달빛 담담히 잠기려 하다
솔바람 원래 물외(物外)의 것임을 알고서야
강 달이 내 마음과 같은 줄을 비로소 알았노라.
風來松頂淸難立 月到波心淡欲沈
會得松風元物外 始知江月似吾心
이 시를 보는 사람마다 감탄하고 칭찬해 마지않았는데 오직 월
암 과(月菴善果)스님이 행각하던 중 이곳에 와서 이 시를 보고,시
가 좋기는 하지만 안목이 없다고 하니 같이 앉았던 사람 하나가
“어느 곳이 안목이 없소?”
“ 소승이 두 글자만 고치면 안목이 나타날 것이오.”
“ 무슨 글자를 고쳐야 합니까?”
“ 어찌하여 이처럼 말하지 않았는지……”하며 두 글자를 고쳐
읊었다.
솔바람 물외의 것이 아님을 알고서야
강 달이 내 마음인 줄을 비로소 알았노라.
會得松風非物外 始知江月卽吾心
좌중이 크게 감복하였다.참으로 공부를 할 때에 안목이 열린
자의 견해는 이처럼 다르다.더구나 월암스님은 평소에 시를 익힌
일이 없는데도 이처럼 요지를 끄집어내니,이야말로 한 방울의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