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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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는 숲 속의 나그네더니 오늘 아침엔 법당 위의 주지로다.
            버리고 취하는 게 모두 나에게서 비롯되니 만상 가운데 홀로 나

            의 몸이 드러나네.”
               그 다음해에 주지에서 물러나 절 동편 모퉁이에 암자를 짓고
            오랫동안 그곳에서 지내다가 다시 주지가 되어 상당법문을 하였

            다.
               “초당에서 6년 동안 숨죽이고 살면서 마음 잊고 바깥 경계 고
            요하여 모든 인연 비웠노라.정해진 업이란 어디에서 생겨나 예전

            처럼 나에게 조사의 종지를 잇게 하는지 알 수 없구나.”
               그 후 조산(曹山)과 소산(疏山)등의 주지를 지냈으나 대부분
            늑담사에서 살았다.그때의 나이 이미 83세였으나 여러 곳의 큰

            선비와 뛰어난 도인이 모두 그에게 귀의하였다.




               33.나한상을 닮은 스님/자항 요박(慈航了朴)선사



               자항 박(慈航了朴)선사는 민(閩)사람으로 훤출한 기골에 검은
            얼굴로 마치 나한(羅漢)처럼 생겼다.무시 개심(無示介諶)스님의

            법을 이어,처음엔 명주(明州)여산(廬山)의 주지로 있다가 육왕사
            로 옮겼으며 얼마 후 세력 있는 자의 주선으로 해하(海下)만수사

            (萬壽寺)로 옮겨왔다.
               응암(應菴曇華)스님이 천동사에서 입적하자 태수가 그의 소문
            을 듣고 그 자리를 잇도록 하였는데,그 날 밤 태백산의 노스님들

            이 모두가 무쇠 나한[鐵羅漢]이 배에서 내려와 방장실로 들어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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