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8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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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게송을 보고 사심선사는 기뻐하였다.재선사가 용아사(龍牙
            寺)의 주지로 있을 무렵 담부(潭府)에서 개당하였는데 법을 묻는

            사람이 있으면 으레 ‘소로소로(蘇嚧蘇嚧)’라고 대답하여 총림에서
            는 그를 재소로(才蘇嚧)라 불렀다.




               44.탐색할 것 없는 종지/회옥산(懷玉山)선(宣)수좌



               회옥산(懷玉山)의 선(宣)수좌가 처음 균양(筠陽)황벽사(黃檗寺)
            에 있을 때였다.상(祥)화상이 야참(夜參)법문에서 ‘허공에 나는 잎

            새 하나에 가을을 나타내니 법신은 모름지기 시끄러운 가을소리
            에 나타난다[一葉飄空便見秋法身須透鬧啾啾]’고 거론하는 것을 듣
            고 문득 깨친 바 있었다.이어 경산사(徑山寺)에 갔는데 어떤 이가

            대혜 노스님에게 말하였다.
               “명주(明州)선(宣)수좌가 종지를 탐색하려고 왔습니다.”

               “ 나의 선(禪)은 조개와 같아 열어 젖히면 오장이 모두 보이는데
            무엇 하러 탐색하려는가?”
               선수좌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그는 대혜선사를 따라 다

            니며 형양(衡陽)에 머무를 때 오랫동안 시봉하였다.일찍이 죽비
            (竹篦)화두에 대하여 송하였다.



                 앞뒤[背觸]가 너무 어긋져
                 어리석은 선객의 눈 염소눈알 같구려
                 다른 사람의 쌀 한 톨을 탐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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