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0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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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선수좌는 야유조로 말하였다.
               “나는 밥이나 먹는 중이니 정말로 인간 세상에 나아가기를 바

            라지 않는다.”
               사인(舍人)왕양(王洋)이 산사에 올라와 선수좌를 만난 후 시를
            지어 보내 왔다.



                 나풀거리는 승복에 밥이나 먹는 중
                 그 아무도 하산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네
                 만나면 으레 무능하고 모른다고 말하지만
                 홍루의 과거시를 어찌 지었소.

                 衲帔騰騰粥飯師 無人曾見下山時
                 相逢只道無能解 肯作紅樓應制詩


               선수좌의 면모는 그의 시소(詩疏)에서 엿볼 수 있다.




               45.원오(圜悟)선사가 은둔자 왕범지(王梵志)의 시에 붙인 글



               건염(建炎)3년(1129)정월 초하루,원오(圜悟)선사는 운거사(雲

            居寺)에서 은사(隱士)왕범지(王梵志)가 지은 게송을 소개하고 덧
            붙였다.



                 성밖에는 흙만두(묘지의 비유)가 있고
                 성안에는 팥고물이 있네
                 사람마다 한 개씩 먹이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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