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9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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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上 109


                 반년 양식을 잃었도다.
                 背觸太乖張 痴禪眼似羊
                 貪佗一粒米 失却半年糧



               설봉 혜일(雪峰慧日)선사는 선수좌가 형양(衡陽)에서 회옥사(懷
            玉寺)에 주지하라는 명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선수좌와 동행하
            여 보사사(保社寺)를 함께 지었다.그런데 당시 의춘통판(宜春通判)

            왕성석(汪聖錫)이 남원사(南源寺)의 주지로 선수좌를 맞이하는 소
            (疏)를 올렸다.



                 “불법이 자명(慈明)선사에 이르러 지극히 복잡해지고 많이 변
               하여 도첩을 얻은 자만도 무려 46명이나 되었습니다.게다가 그
               분파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 갔으며 세월이 갈수록 더욱 많이 갈
               라졌습니다.그러나 오로지 선(宣)선사만은 참다운 법통을 잃지
               않은 자이니 그는 자명선사의 5대손입니다.그는 한 계단을 거

               치지 않고 곧바로 묘각(妙覺)에 들어갔으며,이미 얻은 것을 얻
               었다 하지 않고 보배를 보배롭다 하지 않았습니다.그리하여 빛
               나는 자취를 감추고 오직 다른 사람이 나를 보호할까 두려워했
               으나 그의 향기로운 명성은 끝내 숨길 수 없었습니다.이제 고

               향 남원(南源)은 실제로 자명선사가 좌선하던 곳으로 아가위나
               무는 가지를 잘라 주지 않았고 세 갈래 오솔길은 황폐해 갑니
               다.자손된 도리로 차마 앉아서 볼 수만은 없는 처지라,은혜를
               은혜로 갚는 뜻에서 형편 부득이하게 선사를 청하는 바이니,바
               라건대 이 간절한 바람을 들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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