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3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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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下 143


                 생멸의 화두를 가지고 보지 말아라!
                 依舊漁翁把釣竿 錦鱗蝦蟹不顢頇
                 寄語叢林瞎漆桶 休將生滅話頭看




               6.불인(佛印)선사와 왕안석(王安石)의 만남



               불인(佛印)선사는 원풍(元豊)5년(1082)9월에 여산(廬山)의 귀종
            사(歸宗寺)에서 금산사로 부임하라는 명을 받았다.진회(秦淮)에

            배를 매 놓고 정림사(定林寺)에서 왕형공(王荊公:安石)을 만났는
            데,그가 쌍림사(雙林寺)부대사(傅大士)초상을 가지고 찬을 청하
            니,불인스님은 붓을 들었다.



                 도교의 관을 쓰고 유교의 신을 신고 불교의 가사를 입었으니
                 삼가(三家)를 화합하여 일가로 만들었다
                 도솔천 가는 길을 잃어버리고
                 어리석게 쌍림사에 앉아 용화회상을 기다리네.
                 道冠儒履佛袈裟 和會三家作一家

                 忘却率陀天上路 雙林癡坐待龍華


               왕씨는 비록 불인스님에게 조롱을 받았으나 지극한 문장과 이
            치에 탄복하여 작은 글씨로 ‘미륵발원송(彌勒發願頌)’수백 자를

            써서 답례하였고,황산곡(黃山谷)이 발문을 썼다.불인스님이 운거
            사에 주지로 있을 때 이를 돌에 새겼는데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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