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4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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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노화엄 회동(老華嚴懷洞)스님이 세상에 나와 하신 법문



               위부(魏府)노화엄(老華嚴)은 법명이 회동(懷洞)이며 오계(五季
            :900년대)때 사람이다.초년에는 화엄경 으로 도를 펴다가 만
            년에 흥화 존장(興化存獎)선사에게 공부하여 교외별전의 뜻을 깨

            달았다.천발사(天鉢寺)의 주지가 되었다가 다시 압사선원(壓沙禪
            苑)으로 옮겨 살았는데 하북 땅의 승려와 속인이 그를 존경하여

            ‘노화엄(老華嚴)’이라 불렀다. 선문종파도(禪門宗派圖)의 “천발화
            상은 흥화의 계보에서 나왔다”는 분이 바로 이 스님이다.회동이
            한번은 대중에게 설법하였다.

               “불법이란 너희들의 일용처에 있다.행주좌와하는 데 있고,차
            마시고 밥 먹는 곳에 있으며,묻고 말하는 곳에 있고,일하고 행
            동하는 곳에 있다.그러므로 마음을 움직였다 하면 도리어 틀린

            다.알겠느냐?알았다면 그것은 형틀을 지고 쇠사슬을 감은 중죄
            인이다.왜 그런가?불법이란 진사겁이나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한 생각에 보아내면 바로 너의 눈썹과 콧구멍에

            있지만,보지 못하면 마치 대나무를 이어 달을 따내려는 것처럼
            될 수 없는 일이다.결국 어찌해야 하는가?절대로 생각을 하지

            말고 말을 하지도 말라.그런 중에 어떤 가피력을 입어서 알게 되
            면 반드시 기쁨이 있을 것이다.옛사람은 ‘고요하면서도 항상 역
            력하니 부처를 구할 것도 없다.중생 소식이 끊어진 것이다’라고

            하였다.알겠느냐?모든 부처는 본래 헛된 생각이 없고 모든 부처
            는 본래 이름이 없으며 일체 중생은 본디 스스로 영묘(靈妙)하니

            마치 모자람도 없고 남음도 없는 혼연한 허공과도 같다.만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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