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1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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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下 151


                 浮世勞勞皆夢幻 叮嚀只此是前程


                 심부름꾼이 돌아가겠다고 재촉하는지라
                 겨우 몇 수의 게송으로 답서를 가름하오
                 세상 밖에서 다행히 이웃하여 살게 되니

                 이제부턴 서로 알아 덕이 외롭지 않겠소.
                 僕者言歸不暫居 聊成數偈答君書
                 煙霞幸得爲隣並 從此相知德不孤


               남선사는 여느 안부 편지에도 이러한 게송으로 답하였으니,잠
            시도 잊지 않고 사람들을 도로 이끌어 주었다고 할 만하다.





               11.엄조강(嚴朝康)의 송고(頌古)



               요주(饒州)교수(敎授)엄조강(嚴朝康)은 천복사(薦福寺)설당(雪
            堂)선사와 보은사(報恩寺)응암(應菴)선사에게 도를 물은 바 있다.
            그는 다음과 같은 게송을 지었다.



                 조주선사는 개는 불성이 없다 하였지만
                 나는 개에게도 불성이 있다 하리라
                 한마디에 문득 스스로 돌아갈 곳을 알아
                 그 뒤로는 조주의 말을 믿지 않았네

                 정신을 차려 스스로 헤아려 보니
                 남의 뒤나 따르다간 좋은 수가 없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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