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6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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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이 백 년의 죽음을 치료할 수 없고
                 세상일이란 붉은 두 뺨을 늙게 만드나니
                 밤 창문 아래 7,8시간을
                 선상에 가부좌한 채 풍번화두를 참구함이 좋으리.

                 向來浪說濟時功 大似頻伽餉遠空
                 我已定交木上座 君猶求舊管城公

                 文章不療百年老 世事能排兩頰紅
                 好貸夜牕三十刻 胡牀趺坐究幡風



               그의 ‘산거송(山居頌)’은 다음과 같다.


                 선방에서 차 마시고 떨어진 경전을 묶다가
                 대 지팡이 짚신으로 발길 닿는 대로 가나니
                 산은 다하고 길은 굽이돌아 인적이 끊긴 곳에
                 대숲에 닭은 때때로 홰를 치며 울어댄다

                 석남열매 익는 계절에 눈이 녹는

                 한 폭의 그림 같은 마을이어라
                 만나 보니 그대 같은데 그대는 날 알지 못하고서
                 되레 그대는 어디 사느냐고 묻는다

                 유생의 관을 쓰고 몇 번이나 이 몸을 그르쳤나
                 우연히 분수 따라 한가한 사람 되었구나
                 두 끼니 죽으로 인연 따라 배부르니
                 장단 고저는 그대에게 일임하오

                 율사는 계율을 지키며 선의 허황함을 비웃고
                 선객은 참선하며 율사의 얽매임을 비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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