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7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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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下 167
일어나니 도무지 할 말이 없었다
누군가 어찌된 일이냐고 다시 물으면
웃으면서 청풍명월을 가리키겠네.
平地偶然著攧 起來都無可說
若人更問如何 笑指淸風明月
대혜스님이 소참 법문에서 그를 위해 대중에게 게송을 설하였
다.
오늘의 진여비구니
옛날 왕녀의 사부였을 때
몸은 비단 숲 속에 살면서
거친 삼베만 입고 살았다오
입을 열면 고상한 말씀이 나오고
부처를 헐뜯는 말은 하려 하지 않았다.
시비의 구덩이에서 뛰쳐나와
생사의 길을 단절하니
범의 동굴 마귀 집에 들어가도
마음엔 두려움이 없네
팔양경(八陽經)을 되는대로 써서
스스로 3천 부를 가졌으며
운자 없는 시 읊기는 좋아하여
글자 수를 맞추지 않았네
행각하며 천하를 누비면서
참선해도 깨달은 바 없다가
요즘 운문에 도착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