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4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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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4321,이제는 어떻게 할 셈인가?”
간상좌가 무어라고 대답하려는데 안수좌가 때려 내쫓으면서 말
하였다.
“다시는 도를 어지럽히지 말아라.”
그 말에 간상좌는 깨친 바 있어 문득 게송을 하였다.
너는 도를 어지럽히지 말라 하니
털끝이 곤두서서 으스스하네
매실이 익은 줄만 알았지
코끝이 시큼할 줄은 미처 몰랐네.
儞且莫亂道 皮毛卓竪寒
只知梅子熟 不覺鼻頭酸
개는 불성이 없다[狗子無佛性]는 화두에 대하여 송하였다.
조주 늙은이는
전혀 얼굴이 없네
말이 떨어지자마자 종지를 어기니
귀신이 통곡하네.
趙州老漢 渾無面目
言下乖宗 神號鬼哭
이보다 앞서 대혜선사가 법당에 방을 써 붙이고 난간에 기대지
못하게 하였는데 간상좌는 이 금계를 범하여 문하에서 쫓겨났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나이 30이 채 못 되고 죽으니 애도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