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6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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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주부채 시원히 손 따라 부치는데,그대 아는가?
까닭 없이 몽둥이 맞고 허물을 따지지 마오.
南院嫡孫唯此箇 西河獅子當門坐
絹扇淸凉隨手簸 君知麽無端喫棒休尋過
자명(慈明)
천차만별 많은 선문 모두 다 비춰 봐도
석상사 이 사람을 가둬 두긴 어렵구나
고원(高源)에서 흐르는 물 붓다에 이르니
라라리…… 수미산은 춤을 추고 허공이 화답하네.
掌握千差都照破 石霜這漢難關銷
水出高源酬佛陀 哩稜邏須彌作舞虛空和
운봉(雲峰)
고고한 운봉스님 아무런 생각 없이
대우(大愚)의 여울 위에 낚싯줄 드리웠지
언제는 불법을*근심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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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통 떨어지는 소리에 확 터져 땀흘리니 껄껄껄 웃네.
孤硬雲峯無計較 大愚灘上曾垂釣
佛法何曾愁爛了 桶箍爆通身汗出呵呵笑
노남(老南)
*운봉(雲峰文愷)스님이 대우(大愚守芝)스님 문하에 유나로 있을 때였다.하루는 세
면장에 앉았다가 선반에서 물통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깨달아 이제껏 대우스님의
활용처를 보았다.급히 가사를 두르고 대우스님의 침실로 가자 대우스님은 껄껄
웃으며 큰 일을 마쳤노라고 인가하였다.운봉스님은 온몸에 땀을 빼고 대우스님
께 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