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5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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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下 175
는 사람이 없었다.
23.어부사 가락에 실어 큰스님들을 노래하다/
일섭 원부(日涉園夫)
해혼 일인(海昏逸人)일섭 원부(日涉園夫)라는 자는 이팽(李彭:
商老)이다.그는 보봉 담당(寶峰湛堂)선사에게 도를 묻고 산 좋고
물 좋은 곳이면 으레 대혜선사를 끌다시피 모시고 가서 선열(禪
悅)을 맛보았다.예전에 한번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내가 종고(대혜)스님과 함께 저 멀리 배를 띄우고 수강(脩江)을
거슬러 올라가 탄부항(炭婦港)제야사(諸野寺)에서 놀았는데 종고
스님이 노로 뱃전을 치며 어부가를 부르니 가락과 소리가 그지없
이 맑아 사람의 마음을 숙연케 하였다.종고스님은 이어서 내게
말하기를 ‘그대가 나를 위하여 어부사(漁父詞)가락에 맞춰서 큰스
님들을 송하라’하기에 나는 장난 삼아 분양(汾陽)선사로부터 아래
로 열 수를 지어 스님에게 주었다.이는 이야기하던 중에 지은 것
이라 다시 다듬지 않았다.”
분양(汾陽)
남원(南院)의 적손으로 오직 한 사람
서하(西河)의 사자가 문 앞에 앉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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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스님이 상당하여 대중에게 법을 설하였다.“여기 내게는 서하(西河:분양현)
의 사자가 한 마리 있는데,문 앞에 버티고 앉았다가 누군가 오기만 하면 물어
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