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9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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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下 179
혼자서 수(秀)선사를 잡아오니 한 주먹 감도 안 되는데
주장자 끝에 걸어 놓고 천하의 선승을 의심하게 하는구나.
選佛堂中川藞苴 衲僧鼻孔頭垂下
獨秀握來無一把 杖頭掛從敎四海禪徒訝
24.대혜스님이 무진거사를 두 번째 방문했던 일
승상 장천각(張天覺)은 밝은 안목과 높은 기연이 있어 그의 총
명한 달변을 대적하기 어려웠다.선화(宣和)2년(1120)봄 대혜 노
스님이 두 번째 그를 형남(荊南)으로 방문했을 때 어느 날 승상이
물었다.
“부처님은 두루하고 바른 지혜[正徧知]를 갖추셨는데도 빠뜨린
곳이 있습니다.”
“ 무슨 말씀이오?”
“ 우리 유가에서는 오히려 서방에 큰 성인이 있으니 다스리지
않아도 어지럽지 않고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감화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요순우탕은 모두 성인인데도 부처님께서 그들에 대해 전
혀 언급하지 않은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 요순우탕을 범천왕과 제석에 비교하면 우열이 있겠습니까?”
“ 요순우탕을 어찌 범천왕과 제석에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 부처님은 범천왕과 제석을 범부로 여겼으니 그 나머지는 알
만합니다.”
“ 그것을 어떻게 압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