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2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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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던 틀을 벗어버리게 되었습니다.이에 종원스님이 기뻐하며,
‘내 이미 청하공을 뵈었다’하고 그 길로 곧장 동양사(東陽寺)로
돌아가 대중을 위해 많은 일을 하였습니다.나는 도의에 가까운
그의 행동을 가상히 여겨 이 글을 종원스님에게 보내면서 불법
을 잘 보호해 줄 것을 격려하는 바입니다.
소흥(紹興)무오년(1138)4월 23일 자암(紫巖)거사 장준 덕원(張
浚德遠)씀.”
겸수좌가 경산사로 돌아오자 대혜선사는 산등성이까지 나와서
그를 맞이하였는데 멀리 그의 모습을 바라보고서,“이 놈이 뼈까
지도 모두 바뀌었군!”하였다.
겸수좌는 뒷날에 건양(建陽)으로 돌아가 선주산(仙洲山)에 초가
를 짓고 살았는데 그의 가풍을 들은 사람들이 기꺼이 귀의하였다.
시랑 증천유(侍郞 曾天游),사인 여거인(舍人 呂居仁),보학 유언수
(寶學 劉彦脩),제형(提刑)주원회(朱元晦:朱子)등은 편지로 도를
묻기도 하고 때로는 산 속으로 찾아오기도 하였다.
주자에게 보낸 답서는 다음과 같다.
“하루 24시간 중에 일이 있을 때는 일을 하고 일이 없을 때는
이 한 생각에 머리를 돌려 화두를 들어야 합니다.한 학인이 조
주스님에게,개에게도 불성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조주스님은
이에 대해 ‘없다’고 대답했습니다.이 화두를 가지고 오직 들기
만 할 뿐 생각해서도 안 되고 천착해서도 안 되며 알음알이를
내서도 안 되고 억지로 맞춰서도 안 됩니다.이는 마치 눈을 감
고 황하를 뛰어넘는 것과 같아서 뛰어넘을 수 있을까 없을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