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4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P. 184

184


                 하늘을 비추는 달빛에 옛 집이 밝은데
                 형양 땅 봄빛은 누굴 위해 푸른가
                 모를레라.오산에 눈 덮인 후에
                 평생을 신나게 지낸 사람 몇이나 될까.
                 月照天心古館明 衡陽春色爲誰靑

                 不知雪擁鼇山後 慶快平生有幾人


               대혜선사가 지난날 경산사에 주지로 있을 때 내리신 법어들은
            겸수좌가 형양에서 편집한 것이다.겸수좌는 유보학(劉寶學)의 청
            으로 건주(建州)개선사(開善寺)에 주지를 맡아 나간 적이 있다.





               26.고사(故事)에 밝았던 수단(守端)스님



               남해(南海)수단(守端)스님은 자가 개연(介然)으로 인품이 고고
            하고 강직하여 엄히 계율을 지켰다.그는 경서나 역사를 널리 섭
            렵하여 탐구하지 않은 책이 없었고 고금의 사례를 상고하여 근거

            있는 행동을 했으므로 총림에서는 그를 ‘단고사(端故事)’라고 불렀
            다.또한 시에 능하여 우아하면서도 내용 있는 시를 쓰려고 힘썼

            는데 석분암(石盆菴)시는 다음과 같다.


                 암자의 편액을 처음 하사받아 나무에 걸었는데
                 나무가 부러지고 암자를 수리한 일 몇 번이었던가
                 돌 동이엔 몇 됫박의 물 줄지 않았고
                 야채는 때를 만나 번지르르 기름이 흐른다
   179   180   181   182   183   184   185   186   187   188   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