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6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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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이 있을 터이고 들사슴도 꽃을 머금고 찾아오지 않겠습니까?
               다리 부러진 솥에 마른 솔개비를 주워 폭포수로 밥을 짓고 머리
               를 흔들며 읊조리는 곳에 밝은 달을 부수고 맑은 바람을 휘저으
               리다.방장실은 비록 침상 하나 둘 만큼 비좁으나 가냘픈 허리
               둘레는 세 가지 대나무 촘이나 되겠습니까?앞으로는 이 불이대

               에 공양드리는 사람이 없으리니 누가 식량을 이어 주는 무리가
               되겠습니까?도리어 내 그대에게 양식을 주는 것이니 훌륭한 불
               법을 이어 가소서.”


               불수암은 여산 북쪽에 있으며 당나라 때 행인(行因)선사가 살
            았었다.





               27.호탕한 변(辯)선사



               소주(蘇州)변(辯)선사는 처음 궁융사(穹窿寺)원(圓)선사에게 공
            부하여 깨친 바 있었는데 서울에 들어와 천령사(天寧寺)원오(圜
            悟)선사의 회하에서 더욱 깊은 경지에 이르렀다.한번은 대혜선사

            가 선자(船子華亭)화상이 협산(夾山)스님을 지도한 화두를 송하였
            다.



                 강어구에서 노 한 대로 알음알이 없애 주니
                 이후로 협산의 기개 하늘을 찔렀네
                 세 치 낚시 바늘을 떠나서는 소식 없더니
                 홀로 바다에 철선을 띄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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