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1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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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下 191


            글 한 장으로 왔다고 말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그 유래를 따져
            보면 사실은 그렇게 된 것이다.




               29.소철(蘇徹:子由)이 불인(佛印)선사를 찾아뵙다



               불인(佛印)선사는 평소 소동파(蘇東坡)형제와 왕래하면서 시와

            게송으로 선열(禪悅)을 맛보았다.금산사에 주지로 있을 무렵 황문
            (黃門)소자유(蘇子由)가 선사를 뵙고자 먼저 게송을 보냈다.



                 굵은 모래를 시주해도 부처님은 기꺼이 받고
                 돌멩이를 공양해도 스님은 싫어하지 않는데
                 빈손으로 멀리 오니 무엇을 요구하랴
                 아무것도 더할 것이 없도다.
                 麤砂施佛佛欣受 怪石供僧僧不嫌
                 空手遠來還要否 更無一物可增添


               불인스님은 곧 게송으로 답하였다.



                 빈손을 들고 와도 버리기는 어려워
                 삼현십성(三賢十聖)들이여,모여들 보시오
                 이번 공양을 흠향한다면

                 나무 말 진흙 소도 기뻐하리라.
                 空手持來放下難 三賢十聖聚頭看
                 此般供養能歆享 木馬泥牛亦喜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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