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2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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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孔鐵鎚太重 墮在野軒詩頌
酸豏氣息全無 一向撲入齏瓮
이에 가준선사는 그의 운을 따라 화답하였다.
무위자!큰 존경도 받지 못하면서
가는 곳마다 시를 읊고 게송을 지어대니
설령 백발백중하더라도
범종을 보고 옹기라 말하는 꼴 면치 못하리.
無爲不甚尊重 到處吟詩作頌
眞饒百發百中 未免喚鍾作瓮
얼마 후 어떤 스님이 무위군(無爲軍)으로 행각을 떠나가자 가
준선사는 게송을 지어 전송하면서 또한 양차공을 업신여기는 글
을 지었다.
이번 걸음은 무위(無爲)를 유정(有情)으로 바꾸자 함이나
나 야헌은 그대의 행각에 아무것도 줄 것이 없구나
만일 양걸(楊傑)의 문전을 지나가거든
나를 위해 큰 소리로 할을 한번 해주오.
今去無爲化有情 野軒無物贈君行
若從楊傑門前過 爲我高聲喝一聲
양걸은 일찍이 설두(雪竇)문하의 많은 스님에게 도를 물었고
가준선사는 보본사(報本寺)난(蘭)선사의 뒤를 이었기에 설두선사
를 조부로 삼았다.